죠죠 번역에 대한 논란을 보고 한번은 번역 기준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에 장문의 글 올립니다.
이 또한 충분히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생각하지만
담당 편집자로서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역자가 번역을 해오면 편집부에서 교정, 교열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이 수정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번역자 욕하지 마세요. 편집부에 하세요.
죠죠도 마찬가지입니다만, 편집자로서 번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범주 내에서, 일반 독자들이 읽었을 때 자연스러운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만, 과거 불법스캔본이나 해적판 등의 번역은
참고하지 않는 것이 기본방침입니다.
항간에는 애니북스가 불법스캔본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가 더 의문스럽습니다.
워낙 유명한 것들이야 보고 싶지 않아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불법스캔본과 정발본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입니다.
그것은 그것이고, 이것은 이것입니다. 별개의 것이라는 뜻입니다.
각설하고…
이제껏 논쟁이 되었던 죠죠 번역에 대해서 담당 편집자 입장에서 설명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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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깜찍한 것이!
이 문장의 원문은 "코노온나!(この女!)". 직역하면 "이 여자!"입니다.
역자의 번역문은 "이 계집이!" 였습니다만 편집부에서 "요 깜찍한 것이!"로 바꾸었습니다.
에리나가 흙탕물로 입을 씻자 디오는 격분하죠. 디오처럼 자존심 강한 녀석이
에리나 같은 만만찮은 상대를 만나본 적은 많지 않았을 테니까요.
'이거 봐라. 보통내기가 아니네! 내 뜻대로 안 되네? 열받네!' 라는 복합적인 심정을 담기에
"이 계집이!"라는 한마디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의역하였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깜찍하다의 뜻을 '귀엽고 앙증맞다'라는 뜻으로 인식한 모양인데,
사실 '보기보다 영악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사실 요즘은 이런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아 위화감이 들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만
예전에는 자주 사용되는 문장이기도 했습니다.
죠죠 1권의 시대배경이 19세기란 점을 감안하여 다소 구식 표현을 사용하였음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JOJO, 죠죠 표기
번역회의 끝에 원서대로 표기하기로 결정한 사항입니다.
저자도 큰 원칙 없이 혼용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특이하게도 디오의 경우 3부부터는 대부분 영문표기 DIO로 통일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큰 무리가 없는 한 앞으로도 원서 표기에 따를 예정입니다.
사실 원서에도 오류는 상당히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죠나단의 손수건에 Joester로 표기했다거나, 죠셉의 영문표기를 Josef로 표기했다거나,
하이어로팬트를 high erophant로 표기했다거나, 카쿄인 노리아키를 카쿄인 텐메이로 적거나...
이런 류의 명확한 오류는 저자의 승인을 거쳐 정발판에서 모두 수정하였습니다.
*신사폭풍
와무우의 필살기인 이 단어의 원문은 "카미즈나아라시(神砂嵐)".
직역하면 "신(神)모래폭풍"입니다.
역자의 번역문은 "신사폭풍(神砂暴風)"이었으며, 개인적으로도 가장 적당한 번역은
'신의 모래폭풍' 정도라는 데 동의합니다만, 카즈의 휘채활도나 에시디시의 괴염왕, 대차옥처럼
'기둥 속 사내'들의 기술명은 한자어로 통일하는 게 나을 것이라 판단하였습니다.
산바람 람(嵐)자는 일본에선 '폭풍'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에 의미상 맞지 않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적당한 예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얼마전 뉴스에서
야스쿠스신사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중고등학생들에게 했는데
어이없게도 야스쿠니라는 이름의 신사(젠틀맨) 아니냐는 대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럼 야스쿠니신사라는 이름에 문제가 있는 건가요?
신사폭풍. 어감이 어색하긴하지만 조금만 유연하게 생각해주시면 안 될까요?
*각종 욕
아시다시피 욕은 우리나라가 최곱니다. (일본)죠죠의 욕이래봤자
직역하면 오히려 웃겨지는 단어들뿐이라 욕에 한해서는 편집부에서 많이 의역할 예정입니다.
*스탠드 유저
이 단어의 원문은 "스탄도츠카이(スタンド使い)". 직역하면 스탠드사(스탠드를 사용하는 자)입니다.
사실 죠죠 편집과정에서 역자와 가장 설전이 오갔던 단어이기도 합니다.
둘다 그만큼 중요도를 인식하고 있었으니까요.
후보군으로 나왔던 것들이 스탠드사, 스탠드 유저, 스탠더, 스탠디스트, 스탠드 마스터, 스탠드 능력자 등이었는데,
역자가 강력하게 미는 단어는 스탠드 유저였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스탠드 유저라는 단어가 어색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유저'라는 단어의 용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나니 받아들여지더군요.
유저라는 단어는 매직유저처럼 서구권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이기도 하며
스탠드 뒤에 영어를 붙이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멋지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스탠드사(使)는 영문+한자 조합이 어색하기도 하거니와 애시당초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사(師)의 한자가 다르기도 합니다.
스탠드 능력자도 괜찮았으나 고유명사화시키기에는 부적절하다 판단되었습니다.
스탠드 마스터는 근본적으로 의미가 다른 것 같아 탈락시켰습니다.
'스탄도츠카이'를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무엇이 됐든 처음에는 어색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구미에 맞게 번역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마음에 안 드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희도 쉽게 결정한 사항이 아닌 만큼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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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북스의 정발본 번역이 완벽하며 진리다, 라고 설득하는 게 아닙니다. 많이 부족하고 실수도 있습니다.
모든 이를 충족시켜드릴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저희도 여러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근거없이 스캔본과 비교하고, 지금까지 알던 단어와 다르다고 번역자와 출판사를 매도하다시피 하는 것은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죠죠에 의견이 있으신 분은 jojo@anibooks.com 으로 메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_애니북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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